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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29일 17:11 최태범 기자


뜨겁고 휘는 AI 반도체…특수유리로 바꿔 "빛의 고속도로" 낸다


김복현 광주과학기술원(GIST) 고등광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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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현 GIST 고등광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이 2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K-프리미어 딥테크 페스타'에서 '반도체 글라스 기판용 저유전 유리소재 기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기존 소재보다 유전율은 훨씬 낮고, 유전손실은 3분의 1 수준인 유리 소재를 개발했다. 여기에 레이저로 3차원(3D) 광도파로를 만들어 전기신호를 빛으로 전달하는 기술까지 결합할 수 있다."

김복현 GIST(광주과학기술원) 고등광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은 2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6 K-프리미어 딥테크 페스타'에서 "소재 기술과 포토닉스(빛으로 데이터를 전달하는 기술)를 결합한 것이 핵심적인 차별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날 '반도체 글라스 기판용 저유전 유리 소재 및 광인터커넥트 기술'을 주제로 발표했다. 유리 소재와 반도체 패키징, 포토닉스를 연결해 AI 반도체의 신호 손실과 발열을 줄이고, 유리 내부에 빛이 지나는 통로를 만들어 데이터를 빠르게 전달하는 기술이다.

K-프리미어 딥테크 페스타는 2024년 처음 열린 '테크마켓'을 확대·개편한 기술사업화 행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GIST·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UNIST(울산과학기술원) 등 4대 과학기술원,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가 공동 주최했다.

4대 과기원이 각각 2건씩 총 8건의 사업화 유망 기술을 선보였으며, 연구자가 직접 기술의 개발 취지와 핵심 기능, 기존 기술과의 차별점, 산업적 활용성을 설명했다. 행사장 앞에는 상담회장도 마련돼 기술이전과 사업화를 검토하는 기업들이 연구자와 개별 상담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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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고 뜨거워지는 AI 반도체…유기 기판이 병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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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현 GIST 고등광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오른쪽)이 '2026 K-프리미어 딥테크 페스타'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AI(인공지능) 반도체는 하나의 패키지 안에 여러 연산 칩과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결합한다.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늘면서 반도체 패키지의 크기와 소비전력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칩을 받치는 기판이다. 기존 반도체 패키지에는 주로 폴리머와 유리섬유를 결합한 유기 기판이 사용된다. 유기 소재는 유리보다 열팽창계수가 커 온도가 올라갈 때 기판이 휘는 '워피지(warpage)'가 발생할 수 있다.

유기 기판은 유리보다 표면이 상대적으로 거칠어 미세한 배선을 형성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데이터 전송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기판에서 신호가 약해지고 전기 에너지 일부가 열로 바뀌는 문제도 커진다.

김 연구원은 "고성능 AI 반도체는 전력 사용량이 크고 패키지 면적도 계속 넓어지고 있다"며 "열팽창에 따른 변형을 줄이고 고밀도 배선과 대면적화를 구현하려면 글라스 기판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 연구팀은 처음부터 고성능 반도체 패키징에 맞춰 유리의 성분과 내부 구조를 설계했다. 알루미노붕규산염 유리의 조성을 조절해 고주파 신호 손실과 발열에 영향을 주는 유전율과 유전손실을 낮췄다는 설명이다.

그는 "주파수를 높이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인 만큼 소재의 유전율과 유전손실을 낮춰야 한다"며 "연구팀이 개발한 유리 소재는 기존에 사용되는 일부 소재보다 유전손실을 약 3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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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용 분야 맞게 열팽창 특성도 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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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현 GIST 고등광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이 2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K-프리미어 딥테크 페스타'에서 '반도체 글라스 기판용 저유전 유리소재 기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전기적 성능만 개선한 것은 아니다. 연구팀은 유리 조성을 변경해 적용 분야에 맞게 열팽창 특성을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고온 공정에서 쉽게 변형되지 않도록 열적 안정성과 기계적 특성도 함께 고려했다.

김 연구원은 "유전율만 낮춘다고 좋은 반도체 기판 소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며 "신호전송 성능과 열팽창, 강도, 가공성을 균형 있게 갖추고 실제 반도체 공정을 견뎌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유리 조성부터 용융, 기포 제거, 성형, 섬유 방사까지 이어지는 공정기술을 확보했다. 이후 산업계의 기술 방향이 유기 기판을 유리섬유로 보강하는 수준에서 기판 중심부 전체를 유리로 바꾸는 쪽으로 이동하면서 연구 범위를 글라스 기판 소재로 확대했다.

연구팀의 또 다른 경쟁력은 유리기판 안에 빛이 지나가는 길인 '광도파로'를 만드는 기술이다. 김 연구원은 "현재 칩과 칩 사이의 데이터는 주로 구리 배선을 따라 전기신호 형태로 이동한다. 전송량과 거리가 늘어날수록 구리 배선에서 신호 손실과 발열이 커진다"고 했다.

연구팀은 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해 유리기판에 광도파로와 미세구조를 형성한다. 펨토초 레이저는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에너지를 집중해 주변에 전달되는 열을 줄이면서 유리 내부를 정밀하게 가공할 수 있다.

그는 "고속 데이터가 오가는 구간의 전기신호를 광신호로 바꾸는 '광인터커넥트'가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며 "유리 내부에 주변과 굴절률이 다른 광도파로를 형성하면 빛이 정해진 경로를 따라 이동한다"고 말했다.

직선 형태뿐 아니라 사선과 나선형 등 다양한 3D 구조를 만들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광섬유와 기판, 반도체 칩의 위치가 서로 다르더라도 빛의 이동 경로를 입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김 연구원은 각 연구팀의 성과를 축하하고 앞으로의 도전을 격려하기 위해 열린 시상식에서 장려상을 받았다. 심사는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COMPA)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기술의 완성도와 시장 연계 가능성, 산업적 파급효과 등을 토대로 진행했다.

행사장 앞에 마련된 기술상담회에도 김 연구원의 저유전 유리 소재와 광인터커넥트 기술에 관심을 보인 기업 관계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김 연구원은 이들과 기술이전과 공동연구, 사업화 가능성을 놓고 개별 상담을 진행했다.

김 연구원은 "소재 기술과 광도파로 기술을 함께 확보하면 AI 반도체의 전력과 데이터 전송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며 "연구 성과를 실제 반도체 패키지에 적용하기 위해 수요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최태범 기자 bum_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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