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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3월 10일 16:29 지영호 기자

22조 "위탁사업 감사" 고비넘긴 회계사...세무사는 "반발"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서울시의회는 서울시 민간위탁사업에 회계감사를 회계사에 국한하는 '서울특별시 행정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하 조례안)을 본회의에서 가결했다. 재석의원 62명 중 찬성 37명, 반대 2명, 기권 23명으로 견해가 팽팽했던 내용이다.

회계업계는 즉각 환영의 입장을 내놨다.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서울시의회의 회계투명성과 공정성 확보를 위한 책임 있는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며 "민간위탁사업비, 보조금 등 공공부문에서 재정집행 통제와 회계투명성 강화, 국민 세금의 누수 방지 등 정책방향에 따른 일관성 있는 입법"이라고 밝혔다.

조례안은 서울시가 민간에게 위탁한 연간 1조원 규모의 사업비에 대해 '간이검사'가 아닌 '회계감사'를 실시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2014년 거액의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민간위탁사무의 부당집행을 막고자 도입된 회계감사 제도는 2022년 비용 경감 등을 이유로 '사업비 결산서 검사'로 변경하면서 세무사의 진입을 허용했다. 종전 회계사 고유 업무에서 회계사와 세무사가 병행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비용이 덜 드는 세무법인에 일감이 집중될 것이란게 업계의 전망이었다.

세무사 진입을 허용한 서울시의회 결정에 대해 서울시는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해 기각 결정이 나면서 세무사의 승리로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회계사의 반발이 커지자 서울시의회가 조례를 재개정한 안을 다시 통과시키면서 세무사 진입을 금지했다.

서울시 조례개정으로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경기도의회 등 주요 광역의회에 서울시의회와 같은 내용의 개정안이 발의됐거나 예고돼 있다. 아울러 한국공인회계사회는 민간위탁사무 사업비 결산서 '회계감사'를 명시하는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개정안 처리를 두고 세무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한국세무사회 관계자는 "조례안 효력은 물론 서울시의회 최호정 의장의 직권상정, 조례안 의결과 표결절차 등의 흠결이 있다"며 "법률검토를 거쳐 재의요구, 집행정지 신청 등 법적 대응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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